바루스는 금세 신전 안으로 소년을 데려다놓았다. 노신관은 바루스를 쓰다듬어 준 후 소년의 자세를 똑바로 누운 자세로 잡아주고선 담요를 덮어주었다.
소년은 한참이 지나도록 일어나지 않았다. 노신관은 옆에서 책을 읽으며 소년을 간병했고, 가끔 신전의 손님들이 그 모습을 보고갔다. 가끔 장난기많은 손님이 새로운 사람의 등장에 이리저리 장난을 치곤 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자 금세 돌아가버리는 일도 있었다.
노신관은 그저 책을 읽으면서 소년이 깨어나길 기다리고있었다. 가끔 물을 떠먹여주는 일 외에, 특별히 노신관이 할 일은 많지 않았다.
그리고 이 작은 신전에 새로운 인간 손님이 찾아온 것은, 노신관이 소년을 데리고온 이후로부터 세번째 밤이 지나고나서였다.
"하시스입니다만, 계십니까?"
노신관은 읽던 책을 덮고선 조용히 나가 신전의 문을 열어 손님을 맞이했다. 하시스라는 이름의 손님은 몇 년 전부터 상행을 하면서 노신관에게 간간히 소식과 물품을 전해주는 상인이었다. 그가 이러한 일을 하는 것은 상행의 출발지와 목적지가 전부 노신관이 속한 교단의 다른 신전이기 때문이다.
"어서오시게."
노신관은 짤막한 말과 함께 상인 하시스를 신전으로 들였다. 하시스는 공손하게 기도를 먼저 올리고, 노신관에게 짤막한 인사를 한 뒤에 신전으로 발을 들였다. 노신관은 곧 과일을 내어왔고, 하시스는 과일을 한 입 물고나서 노신관에게 용건을 밝혔다.
"염치없지만 어르신께 부탁드릴 일과 여쭙고자 할 일이 있습니다."
"말해보게나."
노신관은 조용히 하시스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대답했다. 하시스는 노신관의 눈을 마주보면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부탁드릴 일은 이 신전에 제 지인들이 찾아서 하룻밤 머물러도 될지에 대해서입니다. 아시다시피 이 근처에는 하루거리 안에 마을이 없고, 몬스터의 위협 또한 있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이 신전에서 머물렀으면하는 부탁입니다."
"그렇게하게."
노신관의 대답은 간결하면서도 빨랐다. 하시스의 인품과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감사합니다."
"나에게 묻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가?"
하시스는 노신관의 물음에 잠시 뜸을 들였다. 누가봐도 말하기 꺼려하는 기색이었지만, 그래도 하시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입을 열 수 있었다.
"최근 이 근처에서 무슨 일은 없었습니까?"
"……?"
노신관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항상 평화로운 신전에 무슨 일이 있을리가…. 혹시?'
노신관은 문득 한가지 일을 생각해냈다. 그것은 얼마 전 데리고 온 소년에 관한 이야기였다.
"최근 누가 강가에 쓰러져있어 데리고 온 적은 있네. 혹시 그것을 말하는건가?"
"음…."
하시스는 잠시 수염을 만지작거리면서 생각에 잠겼다. 노신관은 그 반응에 자신의 대답이 그가 생각하던 대답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시스가 생각을 끝낸 것은 약간의 시간이 지나서였다.
"제가 좀 살펴보아도 되겠습니까?"
"물론이네."
노신관은 소년이 잠든 곳으로 하시스를 데려갔다. 하시스는 조심스레 소년의 얼굴을 보았다.
"이질적인 얼굴이긴 하지만, 제가 찾는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연유를 물어도 되겠나?"
"예."
하시스는 짧은 대답과 함께 자신이 한 질문의 이유를 털어놓았다.
"며칠 전 일입니다."
하시스는 며칠 전만해도 약간 작은 도시에서 머물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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